1972년,
마법 세계에는 어둑한 전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어디서부터 설명하는 것이 좋을까요?
음…. 아, 역시. 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에서부터가 좋겠습니다. 이 세상 모든 이들에게 평등하게 허락된 과학과 기술로는 영영 설명할 수 없을 종류의 새로운 가능성, 기적, 그것이 마법이었다는 사실에서부터 말이에요. 허공에서 꽃을 피워내고, 몸을 투명하게 만들고, 10km나 떨어진 자리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모든 일들은, 하필 피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특성을 지닌 탓으로 오랜 시간의 대물림을 통하여 인간 사이에 ‘마법사’ 라는 종족을 새로 만들어 내었습니다. 처음에야 마법을 지닌 이든 아닌 이든 사이좋게 어울려 살아왔다지만, 유감스럽게도. 본디 인간이란 욕심으로 스스로를 망치는 존재였던 탓인지, 혹은 알 수 없는 힘을 가진 존재가 실존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탓인지, 몇 번의 마녀사냥과 이에 대항하기 위한 비밀스러운 고립이 몇 세대를 거쳐 반복되고야 말았다지요.
그리고 나서야, 지금이 도래하였습니다. 마법을 지니지 않은 이들을 ‘머글’이라 칭하여, ‘마법사’와는 다른 존재라 여기게 된 오늘날이요. 그러니 어쩌면, 순수한 마법사의 피를 물려받은 이들과 머글들 사이에서 돌연변이처럼 태어난 머글 태생의 마법사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계급이 생긴 것은 퍽 당연한 수순으로 취급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의 위에 서는 것이 당연해지고, 법과 제도가 이에 맞추어 만들어지고, 또 다시 인간이 인간을 차별하는 일들은 이제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게 되었습니다. 혈통이라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 것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만드는걸요. 시간에 의해 무뎌진 차별은 우리 마법 세계에 공고하게도 흐르고 있습니다.
다만 아무리 굳게 세워진 질서라 할지라도 언젠가는 금이 가게 되어 있는 법이라, 이것이 옳지 않다 외치는 자들이 어느샌가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에야 별 같잖은 이야기를 다 한다며 무시당하던 그들은 점차 몸집을 불렸고, 기어이 1985년, 불사조 기사단이라는 이름을 지닌 채 마법부와 순수 혈통에 대항하여 혈통 차별을 철폐하라는 명목 아래 무력 시위를 강행하게 되었지요. 이에 대항하고자, 평온한 질서와 묵언 아래의 평화가 온존키를 바라던 마법부가 중심이 되어 죽음을 먹는 자를 결성하였으니, 바야흐로 도화선에는 불이 옮겨붙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은 빠르게도 흘러갑니다.